2부 · 심화 · 12/15 · 약 5분
백화점 통로는 사람을 쇼윈도 앞에서 천천히 걷게 하고, 지하철 개찰구는 한 줄로 통과하게 한다. 학교 복도와 교실은 누가 어디에 있는지 쉽게 확인하게 만들고, 건물의 카메라는 실제로 보고 있지 않은 순간에도 사람의 행동을 바꾼다. 공간은 배경처럼 보이지만 몸의 움직임과 시선을 조직한다.
발터 벤야민은 19세기 파리의 아케이드, 상품, 군중, 산책자를 통해 근대 도시의 경험을 읽었다. 미셸 푸코는 감옥·학교·병원·공장의 공간과 기록 속에서 근대의 훈육권력을 분석했다. 두 사상가는 같은 이론을 말한 것이 아니다. 벤야민은 상품과 이미지가 만드는 도시 경험을, 푸코는 관찰과 정상화가 몸을 길들이는 기술을 서로 다른 렌즈로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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