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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기본 · 8/14 · 약 3

동양 예술론 — 사의와 기운생동

대나무 한 줄기를 그린 먹그림 앞에 서 보자. 잎맥이 식물도감처럼 정밀하지 않아도 붓의 속도와 먹의 농담에서 바람과 기세가 느껴질 수 있다. 동아시아 회화 전통의 일부는 외형의 정확한 모사만으로 그림의 성취를 판단하지 않았다. 대상의 뜻과 생동감, 붓을 움직인 사람의 수양과 정신을 함께 보았다.

사의(寫意)는 글자 그대로 뜻을 그린다는 말이다. 흔히 대상의 외형을 세밀히 닮게 그리는 형사(形似)와 대비되어 설명된다. 하지만 사의를 강조한다는 것이 형태 관찰을 포기하거나 아무렇게나 그려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대상의 특징을 익힌 뒤 무엇이 그 존재의 정신과 의미를 드러내는지 선택하는 데 무게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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