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 기술은 정보를 바꾸는 순서다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읽을 때 낯선 약어가 먼저 벽처럼 나타난다. 그러나 그 뒤에는 공통된 질문이 있다. 현실의 신호를 어떤 숫자로 바꾸는가, 적은 비트로 어떻게 표현하는가, 오류와 공격을 어떻게 알아내는가, 제한된 시간과 메모리를 누구에게 먼저 나누는가.
이 책은 문제집이 아니다. 이진수와 정보량에서 시작해 네트워크·센서·알고리즘·암호를 지나, 압축·딥러닝·확산모델·검색·전자서명·운영체제까지 통독하는 교양서다. 기술 이름을 외우기보다 입력→처리→출력→피드백의 흐름을 붙잡는다.
기술의 장점에는 언제나 조건과 비용이 붙는다. 압축은 중복을 줄이고 오류정정은 중복을 더한다. 짧은 CPU 시간 조각은 응답성을 높이지만 문맥 교환을 늘린다. 공개키는 배포 문제를 돕지만 그 키가 누구 것인지 인증하는 체계가 다시 필요하다.
이제 각 꼭지에서 무엇을 보존하고 무엇을 버리는지, 어떤 실패를 막고 어떤 새 위험을 만드는지 표시하며 읽어 보자. 구조를 알면 약어는 뒤늦게 붙는 이름표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