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전화를 받으면, 가장 가슴이 아픈 유형이 있습니다.
아무리 해도 안 된다고, 그냥 포기하고 싶대요."
이 말씀을 하시는 부모님의 목소리에는
걱정과 안타까움, 그리고 약간의 자책감이 섞여 있습니다.
"내가 더 일찍 뭔가를 해줬어야 했나…" 하는 마음이요.
먼저 말씀드립니다.
자녀가 국어를 못하는 게 아닙니다.
한국어를 못하는 게 아니라, 시험에 익숙하지 않은 것뿐입니다.
국어 성적이 안 나오는 학생들을 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어요.
실력 문제 이전에 위축이 먼저 옵니다.
"나는 국어를 못해."
"문학적 감수성이 없나 봐."
"다른 애들은 그냥 읽으면 답이 보인다는데, 나는 왜 안 되지?"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 잡으면,
지문을 읽어도 집중이 안 되고, 문제를 풀어도 확신이 없어요.
답을 맞혀도 "운이겠지" 하고, 틀리면 "역시 나는 안 돼" 합니다.
위축된 상태에서는 어떤 공부법도 효과가 없습니다.
사실 이 이야기를 드리는 건, 제 개인적인 경험 때문이기도 합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 국어 5등급, 수학 6등급이었습니다.
성적표를 받을 때마다 "나는 공부 체질이 아닌가 보다" 생각했어요.
주변에서도 그렇게 봤고요.
그런데 방법을 바꿨습니다.
"잘하는 방법"이 아니라 "안 틀리는 방법"부터 찾았어요.
내가 왜 틀리는지를 분석하고, 그 패턴을 하나씩 고쳐나갔습니다.
결과적으로 전국 30등까지 올랐습니다.
나중에 33살에 ADHD 진단을 받았어요.
돌이켜보면, 집중이 안 되고 성적이 안 나왔던 건
"체질"이 아니라 "조건"의 문제였던 겁니다.
그리고 그 조건은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었어요.
못했기 때문에, 못하는 학생의 마음을 압니다.
그리고 못했기 때문에, 올라가는 방법도 압니다.
부모님, 한 가지만 기억해 주세요.
3월 모의고사는 진단 시험입니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는데 결과가 안 좋게 나왔어요.
그러면 치료를 포기하시나요?
아니잖아요. 진단 결과를 보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 거잖아요.
3모도 마찬가지예요.
점수가 낮게 나왔다는 건, "여기가 아프다"는 신호입니다.
아프다는 걸 알았으니, 이제 치료를 시작하면 됩니다.
진단 결과가 나쁘다고 치료를 포기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몇 년 전, 한 어머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어요. 울고 계셨습니다.
"선생님, 제가 더 일찍 학원을 보냈어야 했는데…
아이가 너무 힘들어하는 걸 보니까 제가 잘못한 것 같아요."
그 어머님은 아파트 옥상에서 전화를 하고 계셨어요.
집에서는 아이 앞에서 울 수 없어서, 올라간 거였습니다.
저는 그때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님,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 전화하신 것 자체가 시작입니다."
그 학생은 결국 해냈습니다.
5등급에서 시작해서, 수능에서 3등급을 받았어요.
1등급은 아니었지만, 그 학생에게는 기적 같은 점수였습니다.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습니다.
지금 자녀가 국어를 포기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면,
그건 실력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충격을 받은 겁니다.
자기가 생각한 것보다 점수가 낮게 나와서.
주변 친구들은 잘하는 것 같은데 나만 못하는 것 같아서.
노력해도 안 되는 것 같아서.
이 상태에서 부모님이 "더 열심히 해" 하면 역효과가 납니다.
아이는 이미 충분히 자기 자신에게 실망하고 있거든요.
거기에 부모님의 실망까지 더해지면, 진짜로 포기합니다.
건널 수 있어. 방법은 있어.
아직 그 방법을 모를 뿐이야."
이 한마디가 100시간 강의보다 강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건 새로운 공부법이 아니라,
"넌 할 수 있다"는 믿음이거든요.
특별한 타이밍을 잡으실 필요 없습니다.
밥 먹으면서, 차 안에서, 잠들기 전에.
자연스럽게 이 말을 건네주세요.
"방법은 있어. 아직 그 방법을 모를 뿐이야."
그리고 덧붙여 주세요.
"같이 방법을 찾아보자."
포기는 실력이 없어서 하는 게 아닙니다.
방법을 모를 때, 혼자라고 느낄 때 하는 겁니다.
자녀 곁에 부모님이 계시다는 것, 그것만으로 절반은 해결됩니다.
나머지 절반이 걱정되신다면,
상담 한 번 받아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포기 직전의 학생을 수없이 봐왔습니다.
그 학생들이 어떻게 다시 시작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수능특강 152작품 훈련장과 오답 기록, 주간 K-Fit 리포트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새 칼럼이 올라오면 바로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