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말씀을 정말 자주 듣습니다.
"우리 아이가 고전소설만 나오면 손을 놓아요."
"현대소설은 그래도 읽는데, 고전은 아예 해석이 안 된대요."
부모님 입장에서는 답답하시죠.
한국어인데 왜 못 읽는 건지, 도대체 뭐가 문제인 건지.
그런데요, 고전소설은 어려운 게 아닙니다. 단어를 모르는 겁니다.
제가 상담에서 자주 쓰는 비유가 있습니다.
해리포터를 영어 원서로 읽는다고 상상해 보세요.
해리포터 스토리 자체는 어렵지 않잖아요.
마법학교 가고, 친구 사귀고, 악당 물리치는 이야기.
초등학생도 영화 보면 다 이해하거든요.
그런데 원서를 펼치면 갑자기 어려워집니다.
왜요? "Muggle", "Quidditch", "Horcrux" 같은 단어를 모르니까요.
스토리가 어려운 게 아니라 단어가 낯선 겁니다.
고전소설도 똑같습니다.
"사신(使臣)"이 뭔지, "태후(太后)"가 뭔지, "봉명사신(奉命使臣)"이 뭔지 모르면
아무리 읽어도 머릿속에서 장면이 그려지지 않는 거예요.
남녀가 만나고, 헤어지고, 고난을 겪고, 다시 만납니다.
문제는 이 단순한 이야기를 감싸고 있는 "낯선 옷"입니다.
한 가지 더 중요한 이야기를 드리겠습니다.
문학 작품에는 "클리셰(cliché)"라는 게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반복되는 패턴이에요.
드라마를 많이 보신 분은 아시잖아요.
여자 주인공이 비 오는 날 우산 없이 서 있으면?
남자 주인공이 뒤에서 우산을 씌워줍니다. 100% 확률로요.
전쟁 영화에서 병사가 가족 사진을 꺼내 보여주면?
그 병사는 곧 죽습니다. 이것도 클리셰예요.
고전소설도 마찬가지입니다. 거의 모든 작품이 이 네 가지 패턴 안에 있어요.
1. 이산(離散) — 가족이 헤어집니다. 전쟁, 유배, 간신의 모함 때문에.
2. 성장(成長) — 주인공이 고난 속에서 성장합니다. 도술을 배우거나 귀인을 만나죠.
3. 재회(再會) — 헤어졌던 사람들이 다시 만납니다. 감동의 눈물이 흐르고요.
4. 영웅담(英雄譚) — 주인공이 나라를 구하거나, 억울한 누명을 벗습니다.
이 네 가지만 알면 고전소설의 80%는 예측이 됩니다.
"아, 지금 헤어지는 장면이니까 나중에 재회하겠구나."
"지금 고난을 겪고 있으니까 곧 귀인이 나타나겠지."
이렇게 읽히기 시작하면, 지문이 무섭지 않아요.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되느냐.
사실 수능 고전소설에 나오는 핵심 어휘는 50개 정도밖에 안 됩니다.
사신, 태후, 승상, 시비, 낭자, 상공, 소저, 장원급제, 유배, 봉명사신…
이런 단어들을 한번 정리해서 외우면 끝이에요.
영어 단어 50개 외우는 것보다 훨씬 쉽습니다.
문제는 아이들이 이걸 "공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고전소설이 어렵다고 느끼면 "나는 문학에 소질이 없나 보다" 하고 포기하거든요.
실은 단어 50개만 정리하면 해결되는 문제인데 말이죠.
핵심 어휘 50개를 정리하고, 클리셰 패턴을 연습한 뒤
한 달 만에 정답률이 80%로 올랐습니다.
고전소설 자체가 어려웠던 게 아니라, 진입 장벽이 높았던 거예요.
"사신(使臣)이 무슨 뜻인지 알아?"
대답을 못하면, 그게 바로 원인입니다.
고전소설이 어려운 게 아니라 단어를 모르는 거예요.
그리고 그건 금방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봉명사신은? 승상은? 시비는?"
이 질문들에 막힘없이 대답할 수 있다면, 자녀분은 고전소설을 잘 읽을 수 있는 준비가 된 겁니다.
대답을 못한다면, 지금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고전소설은 수능 국어에서 매년 빠지지 않고 출제되는 영역입니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어렵다"는 선입견 하나로 포기하고 있어요.
단어를 알면 이야기가 보이고, 클리셰를 알면 답이 보입니다.
자녀의 고전소설 학습이 걱정되신다면,
상담 한 번 받아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떤 단어부터 잡아야 할지
구체적인 방향을 잡아드리겠습니다.
수능특강 152작품 훈련장과 오답 기록, 주간 K-Fit 리포트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새 칼럼이 올라오면 바로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