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수능완성 · 실전5회
「이춘풍전」: 남장 아내의 응징과 추월의 몰락
이 자료는 방탕한 이춘풍이 평양 기생 추월에게 재산과 나랏돈까지 잃은 뒤, 남장한 아내가 회계 비장으로 나타나 사건을 바로잡는 장면이다. 아내는 정체를 숨긴 채 춘풍과 추월을 차례로 문책하며, 무능한 남편과 탐욕스러운 추월을 응징한다.
공식 지문 원문
EBS 2027 수능완성 실전5회 p.253[28~31]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앞부분 줄거리] 서울에 사는 방탕한 이춘풍은 선대의 재산을 탕진한 것으로도 모자라, 평양 기생 추월에게 유혹당해 호조에서 빌린 돈 이 천 냥까지 모두 잃고 추월의 사환 노릇을 한다. 이 소식을 들은 춘풍 의 아내는, 남장을 하고 평양 감사의 회계 비장으로 춘풍 앞에 나타 난다.
이때 회계 비장이 춘풍의 하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탐문했구나. 하루는 비장이 추월의 집을 찾아갈 제, 사또께 아뢰고 천천히 찾아가니, 춘풍의 거동이 기구하고 볼만하다. 봉두 [A] 난발 덥수룩한데 얼굴조차 안 씻어 더러운 때가 덕지덕지. 십 년이나 안 빤 옷을 도룡도룡 누비어서 그렁저렁 얽어 입었으니, 그 추한 형상에 뉘가 아니 침을 뱉으리오. 춘풍이 제 아내인 줄을 꿈에나 알랴마는 비장이야 모를쏜가.
분한 마음 감추고 추월의 방에 들어가니, 간사한 추월이는 회계 비장 호리려고 마음먹어 회계 비장 엿보면서 교태하여 수작타가 각별히 차담상을 차려 만반진수 들이거늘, 비장이 약간 먹고 사환하는 걸인 놈을 상째로 내어 주며 하는 말이,
"불쌍하다, 저 걸인 놈아. 네가 본디 걸인이냐? 어이 그리 추물이냐?" 춘풍이 엎드려 여쭈되, "소인도 경성 사람으로서 그리되었으니 사정이야 어찌 다 말씀 드리리까마는 나리님 잡수시던 차담상을 소인 같은 천한 놈에게 상째 물려주시니 태산 같은 높은 은덕 감사무지하여이다. 비장이 미소하고 처소로 돌아와서 수일 후에 분부하여, 춘풍이를 잡아들여 형틀 위에 올려 매고, "이놈, 너 들어라. 네가 춘풍이냐? 너는 웬 놈으로 막중한 나랏돈 호조 돈을 빌려 쓰고 평양 장사 내려와서 사오 년이 지나가되 일 푼 상납 아니하기로 호조에서 공문을 내려 '너를 잡아 죽이라' 하였으니 너는 죽기를 사양치 말라.
하고 사령에게 호령하여,
"각별히 매우 쳐라.
하니, 사령이 매를 들고 십여 대를 중장하니, 춘풍의 약한 다리에서 유혈이 낭자한지라. 비장이 내려다보고 또 치려 하다가 혼잣말로 '차마 못 치겠다' 하고 사령을 불러,
"너 매 잡아라. 춘풍아 너 들어라. 그 돈을 다 어찌하였느냐? 투전을 하였느냐? 주색에 썼느냐? 돈 쓴 곳을 아뢰어라. 춘풍이 형틀 위에서 울면서 여쭈되, "소인이 호조 돈을 내어 쓰고 평양에 내려와서 내 집 주인 추월이와 일 년을 함께 놀고 나니 한 푼도 없어지고 이 지경이 되었으니, 나리님 분부대로 죽이거나 살리거나 하옵소서. 비장이 본래 추월이라 하면 원수같이 아는 중에, 이 말 듣고 이를 갈고 호령하여 사령에게 분부하되,
"네 가서 그년 잡아 오라. 바삐 바삐 잡아 오되, 만일 지체하였다가는 네가 중죄를 당하리라.
하니 사령이 덜미 집어 잡아 왔거늘,
"형틀 위에 올려 매고 별태장 골라잡고 각별히 매우 쳐라. 사 령, 너는 사정을 두었다가는 네 목숨이 죽으리라.
하나 치고 고찰하고, 둘을 치고 고찰한다. 매마다 표를 하며 십여 대를 중장하며,
"이년, 바삐 다짐하여라. 호령을 서리같이 하는 말이, "네 죄를 네가 아느냐?" 추월이 여쭈되, " 춘풍이 가져온 돈 소녀가 어찌 아오리까?" 비장이 이 말 듣고 성을 내어 분부하되, "여담절각(汝-折角)이라 하는 말을 네 아느냐? 불같은 호조 돈을 영문(營門)이 물어 주랴, 본관에서 물어 주랴? 백성에게 수렴하랴? 네 이 지경에 무슨 잔말을 하랴?"
군뢰 등이 두 눈을 부릅뜨고 형장을 높이 들어, 백일청천에 벼락 치듯, 만첩청산 울리듯 금장 소리 호통치며 하는 말이,
" 네가 일정 발명치 못할까? 너를 우선 죽이리라.
하고 주장대로 찌르면서 오십 대 중장하고,
"바삐 다짐 못 할쏘냐?"
서리같이 호령하니, 추월이 기가 막혀 혼백이 달아난 듯 혼미 중에 겁내어 죽기를 면하려고 애걸하여 여쭈되,
"국법도 엄숙하고 관령도 지엄하고 나리님 분부도 엄하오니, 춘풍이 가져온 돈을 영문 분부대로 소녀가 바치리다. 비장이 하는 말이, "호조에서 공문을 보내 '너를 바삐 죽이라' 하였으되, 네 죄를 네가 알고 '돈을 모두 바치마' 하니 너를 살려 주거니와, 호조 돈 이자를 이 할로 하여 오천 냥을 모두 보내 바치라. 추월이 여쭈되, "십 일 말미를 주옵시면 오천 냥을 바치리다.
하고 다짐을 써서 올리거늘, 그제야 비장이 춘풍이와 추월이를 형틀에서 내려놓고, 춘풍을 다시 불러 가만히 약속하되,
"열흘 안으로 모두 받아 가지고 서울로 올라오라. 내가 또한 특별한 일이 있어서 먼저 떠나 올라가니, 네가 서울에 올라오거든 문안하여라. 춘풍이 감사하여 내려서서 여쭈되, "나리님 덕택으로 호조 돈을 갚았습니다.
(중략)
춘풍이가 돈을 싣고 경성으로 올라갈 제, 이때 춘풍의 아내 문 밖에 썩 나서서 춘풍의 손을 부여잡고,
"어이 그리 더디 온가? 장사에 이익은 많았으며 평안히 오시니까?"
춘풍이 반기면서,
"그사이 잘 있었는가?"
하고 열두 바리 실은 돈을 장사에서 남긴 듯이 여기저기 들여놓고 의기양양하는구나. 춘풍 아내가 차담상을 차려 들이거늘, 춘풍이 온갖 교태 다할 적에 기구하고 볼만하다. 콧살도 찡그리며 입맛도 다셔 보고 젓가락도 이리저리 박으며 하는 말이,
"생치 다리도 덜 구워졌고, 자반 생선에도 기름이 적고, 쇠고기도 맛이 없네. 평양으로 갈까 보다. 호조 돈 아니면 올라오지 않았을 것을. 내일 호조 돈을 다 바치고 다시 평양으로 내려갈 제, 너도 함께 따라가서 평양 감영 내 작은집에 가서 음식 좀 먹어 보소.
온갖 교만 다할 적에 춘풍 아내 춘풍을 속이려고 황혼을 기다려서 여자 의복 벗어 놓고 비장 의복 다시 입고 흐늘거리며 들어오니, 춘풍이 의아하여 방 안에서 주저주저하는지라. 비장이 호령하되,
"평양에 왔던 일을 생각하라. 네 집에 왔다 한들 그다지 거만하냐?"
- 작자 미상, 「이춘풍전」
*비장: 감사, 사신 등을 따라다니며 일을 돕던 조선 시대의 무관. * 다짐: 지은 죄를 진술하거나 죄목을 인정하는 글. * 여담절각: 너의 집 담이 아니었으면 내 소의 뿔이 부러졌겠느냐는 뜻으로, 남에게 책임을 지우려고 억지를 쓰는 말. *영문: 감사가 일을 보던 관아.
읽기 전 관점
- 춘풍은 재산과 호조 돈을 탕진하고 추월의 집에서 사환처럼 지낸다.
- 아내는 남장하고 회계 비장이 되어 춘풍 앞에 나타난다.
- 회계 비장은 춘풍을 문책하면서도 남편을 향한 분노와 연민을 함께 감춘다.
- 추월은 돈을 모른다고 발뺌하지만 엄한 추궁의 대상이 된다.
핵심 흐름
- 앞부분 줄거리응징의 배경
춘풍의 방탕과 호조 돈 탕진
- 남장 아내사건 해결 주체
회계 비장으로 변장해 평양에 등장
- 춘풍의 형상타락의 결과 시각화
초라하고 더러운 사환의 모습
- 춘풍 문책책임 추궁
호조 돈의 행방을 따지며 매질함
- 추월 응징탐욕과 유혹의 처벌
발뺌하는 추월을 엄히 다그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