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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 수능완성 · 실전4회

강홍립의 밀지와 김상헌 상소의 명분 갈등

문학p.22422–27번OX 20

이 자료는 후금과의 전쟁 앞에서 강홍립의 밀지와 장수들의 충의가 충돌하는 (가), 병자호란 뒤 김상헌이 상가를 사양하며 척화의 명분을 밝히는 (나)를 함께 읽는 세트이다. 두 제시문 모두 현실 외교와 충의의 명분이 부딪히는 지점을 보여 준다.

공식 지문 원문

EBS 2027 수능완성 실전4회 p.224

[22~27]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앞부분 줄거리] 강홍립은 조선 선조 때부터 광해군 때에 이르기까지 요직에 있으면서 나라를 지킬 중신으로 평가받는다. 1618년에 후금이 명나라를 침공하자, 명나라에서는 후금을 협공하자는 편지를 조선에 보내고, 조정에서는 명나라에 대한 의리를 지키기 위해 강홍립을 원 수로 임명하여 군대를 출정시킨다.

군대가 대동강을 지날 때까지는 별일이 없었다. 평안도는 번화한 곳이라, 홍립은 이르는 곳마다 느긋하게 술을 마시며 군대 일에는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종사관 이민환이 틈을 봐 이렇게 말했다.

"오랑캐가 재앙을 일으켜 사해를 진동시키매 주상께서 좌불안석하시며 오랑캐 소탕의 임무를 우리에게 맡기셨습니다. 그러니 즉각 전쟁 준비에 나서서 병사들을 격려하고 흥기시켜 주상 전하의 기대에 부응하고, 원수의 직분을 다하여 적을 무찌름으로써 명예를 드높일 일입니다. 그렇건만 어찌하여 일없이 세월을 보내며 술잔이나 기울이고 계신단 말입니까? 병사들이 이를 보고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겠습니까?" 홍립이 태연히 대답했다. " 그대에겐 항우의 용맹이 없고 나 또한 초나라 장군 송의가 아니거늘, 어찌 싸움터로 나아갈 수 있겠는가? 모든 일에는 완급이 있는 법이고 주상께서 내리신 ⓐ 밀지(密旨)가 내게 있으니, 그대는 걱정 말라!" 이민환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A]"'밀지'라니, 무슨 말씀입니까?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홍립이 말했다. "때가 되면 알게 될 테니, 여러 말 하지 말라. 이민환이 감히 더 묻지 못했다. 이 일을 전해 들은 진중(中)의 장수들은 모두들 화가 머리끝까지 나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나라의 두터운 은혜를 입어 목숨을 걸고 적을 향해 달려가고자 하건만, 원수라는 자는 거드름을 피우며 밀지가 있다는 허튼소리나 하고 있소. 군사를 일으켜 적을 정벌하러 나선 판에 밀지가 있어 싸우지 않는다는 게 가당키나 한 말이오!" 장수들이 눈물을 줄줄 흘리자 이민환이 이들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원수의 속마음을 아직 헤아릴 수 없소. 섣불리 선동했다가는 우리 군대에 이로울 것이 없으니, 우선 참고 일이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도록 합시다. 선천 군수 김응하는 홍립에게 싸우려는 뜻이 없음을 알아차리고, 자신이 먼저 한 부대를 이끌고 앞서가서 적과 맞서 보겠다고 청하였다. 홍립이 허락한 뒤 보병 5천 명을 내주며 이 부대를 좌영(左營)이라 하고 선봉으로 삼았다. 또 운산 군수 이일원으로

하여금 우영(右聲)을 이끌게 하고, 자신과 김경서는 다수의 병사를 거느리고 중영(中醫)이 되어 의주에 머물렀다.

(중략)

이튿날 행군을 시작하매 두 나라의 병사들이 긴 대오를 이루었다. 사흘을 행군하여 우모령에 이르자 홍립이 유정을 찾아가 이렇게 말했다.

"군량이 떨어져 병사들이 굶주려 있으니 적병을 만나면 반드시 궤멸될 것입니다. 유정은 어쩔 수 없어 행군을 하루 멈추고 군사들을 머물러 있게 했다. 그러자 유격 교일기가 유정에게 소리 높여 말했다.

"조선 병사들에게 식량이 없는 게 아니라 움츠리고 앉아 사태를 관망하려는 것입니다. 저 음험한 속을 헤아릴 길이 없군요!" 마침내 칼을 뽑아 금세라도 벨 듯 홍립을 겨누었다. 조선의 장수들도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군량이 아직 떨어지지 않았는데 늘 바닥이 났다고 말하여 중국 장수의 화를 돋우는 이유가 대체 무엇입니까?" 홍립이 말했다. "나에게 밀지가 있으니, 때가 되면 알 수 있을 거요." 장수들이 말했다.

"밀지에 오직 물러나 움츠리고 있으라고만 써 있습니까? 지 [B] 금이 바로 때가 되면 알게 될 거라던 그때이니 밀지를 열어 여러 사람들의 의심을 풀어 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홍립이 말했다. "며칠 돌아가는 사정을 보는 게 좋겠소. 홍립은 즉시 만주어 역관 하서국 등 세 명을 불러 이렇게 말했다. "오랑캐의 사정을 완전히 정탐하지 않은 채 중국 장수의 말만 듣다가는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너희들은 몰래 건주로 들어가서 누르하치에게 이렇게 말을 전하도록 해라.

'우리 두 나라는 본래 원수진 일이 없거늘, 이번에 군대를 일으킨 것은 남조의 핍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두 나라 군대가 마주친다면 서로 무기를 쓰지 말고 강화(講和)를 맺도록 합시다. 그러고는 밀봉한 편지 한 통을 주어 보냈다.

하서국 등이 급히 말을 몰아 건주로 들어가서, 먼저 누르하치의 장자(長子)인 귀영가를 만나 보고는 찾아온 뜻을 자세히 말한 뒤 밀봉한 편지를 전했다. 귀영가가 들어가 말을 전하자 누르하치는 편지를 뜯어본 후 하늘에 절하며 이렇게 말했다.

"하늘이 도우시는구나! 남조의 군대가 길을 넷으로 나누어 달려오고 있지만 나의 근심은 다른 세 곳에 있지 않고 오직 이 한 곳에 있었다. 요동백쯤이야 채찍으로 후려치면 그만이지만, 내가 두려워한 것은 조선이 저들을 돕는 일이었다. 옛날 요나라의 10만 정예 부대가 홍화진까지 쳐들어간 적이 있었지만, 수레 한 대도 돌아오지 못했다. 듣건대 조선은 병사들이

읽기 전 관점

  • 강홍립은 원수로 임명되었지만 전쟁 준비에 적극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인다.
  • 이민환과 장수들은 국가의 은혜와 원수의 직분을 근거로 전투 의지를 촉구한다.
  • 밀지는 강홍립의 행동을 설명하는 단서이면서 동시에 장수들의 의심을 키우는 장치이다.
  • (나)의 김상헌은 남한산성 호종으로 상가를 받는 일을 부끄럽고 두려운 일로 여긴다.
  • 김상헌은 화친의 맹약을 믿지 말고 명에 대한 의리와 복수의 뜻을 잊지 말라고 상소한다.
  • 두 제시문은 전쟁 상황에서 현실 판단과 명분 의식이 충돌하는 양상을 보여 준다.

핵심 흐름

  1. 앞부분 배경역사적 갈등 설정

    후금 침공과 명의 원군 요청, 강홍립의 출정

  2. 이민환의 간언충의의 관점 제시

    원수의 직분과 전쟁 준비를 촉구함

  3. 강홍립의 밀지행동 유보의 근거

    때가 되면 알게 될 비밀 지시를 내세움

  4. 장수들의 반발내부 갈등 심화

    싸우지 않는 태도와 밀지 언급을 의심함

  5. 군량과 행군대외 관계의 압박

    군량 부족 언급으로 명군과 조선군 사이 갈등 발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