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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 수능완성 · 실전2회

「운영전」: 궁녀들의 계책과 사랑의 위기

문학p.17328–31번OX 20

이 자료는 「운영전」에서 운영이 김 진사를 만나기 위해 궁녀들이 장소와 방법을 의논하는 장면이다. 궁녀들의 우정과 계책은 운영의 사랑을 돕지만, 궁궐 규율과 남의 시선, 죽음의 위협 때문에 만남은 계속 위태롭게 제시된다.

공식 지문 원문

EBS 2027 수능완성 실전2회 p.173

[28~31]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앞부분 줄거리] 안평 대군의 옛집인 수성궁에서 잠든 유영은 꿈속에 서 궁녀 운영과 안평 대군이 총애했던 문인 김 진사를 만나 과거의 이 야기를 듣게 된다. 우연히 마주친 후 서로를 깊이 연모하게 된 운영과 김 진사는 편지로 그 마음을 확인하고, 운영과 함께 서궁에 머무는 궁 녀 자란은 운영이 김 진사에게 편지를 전할 수 있도록 계책을 세운다.

어느 밤 자란이 제게 몰래 이런 말을 했습니다.

"궁중 사람들이 해마다 추석이면 탕춘대 아래 시냇가에서 빨래하며 술자리를 벌인단다. 올해는 그리로 가지 말고 소격서동에서 놀자고 해서 오가는 사이에 그 무당을 찾아가 보는 게 제일 좋은 계책일 거야.

저도 그렇게 여기고 추석이 오기만을 고대하니 하루가 3년처럼 느껴졌어요. 비취가 자란의 말을 얼핏 듣고도 겉으로는 모르는 체하며 제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네가 처음 궁궐에 왔을 때는 얼굴빛이 배꽃과 같아 화장하지 않아도 천연 그대로의 아리따운 모습이 있었지. 그래서 궁중 사람들이 너를 곽국 부인이라고 불렀잖니. 그런데 요사이엔 얼굴이 예전만 못해 점점 처음 모습을 잃어만 가니 무슨 까닭이니?"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타고난 체질이 허약해서 늘상 더운 철만 되면 더위 먹는 병이 있다가 오동잎이 떨어지고 서늘한 바람이 부는 시절이 되면 저절로 조금씩 낫는단다.

비취가 시 한 편을 장난스레 지어 주었습니다. 온통 저를 희롱하는 뜻을 절묘하게 담았더군요. 저는 비취의 재주가 대단하다 여기면서도 저를 조롱한 데에는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몇 달이 지나 청명한 가을이 왔습니다. 밤이면 서늘한 바람이 일고 가녀린 국화가 노란빛을 토해 내며, 풀벌레들은 소리를 가다듬고 하얀 달은 빛을 흘려보냈습니다. 저는 내심 기뻤지만 마음을 드러내지 않도록 조심했습니다. 은섬이 말했습니다.

"ⓐ 편지에서 말하던 아름다운 기약이 오늘 밤으로 다가왔구나. 인간 세계의 즐거움이 어찌 천상과 다르겠니?" 저는 서궁 사람들에게 이미 숨길 수 없음을 깨닫고 이실직고한 뒤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발 남궁 사람들에게는 알리지 말아 줘.

이때 기러기는 남쪽으로 날고 옥 같은 이슬이 방울져, 맑은 시내에서 빨래할 그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여러 궁인들과 날짜를 잡았으나 장소를 어디로 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지요. 남궁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맑은 시내와 깨끗한 돌로 치자면 탕춘대 아래보다 좋은 곳이 없어. 반면 서궁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소격서동의 산수도 성문 밖 경치에 못지않은데, 가까운 곳을 놓아두고 하필 먼 곳에서 찾을 이유가 무어람?"

남궁 사람들이 ⓑ 고집을 부리며 우리 말을 듣지 않아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헤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날 밤에 자란이 말했습니다.

"남궁 다섯 사람 중에 소옥이 의견을 주도하고 있더구나. 내가 기묘한 꾀로 그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것 같아.

(중략)

금련이 말했습니다. "오늘 밤의 Ⓒ 의논이 결국 하나로 귀결되지 못하고 있으니 내가 점을 한번 쳐 볼게. 즉시 『주역』을 펴고 점을 쳐서 점괘를 얻더니 이렇게 풀이하는 것이었습니다.

"내일 운영이 필시 장부를 만나겠구나. 운영은 용모와 자태가 인간 세계 사람이 아닌 듯해서 주군이 마음을 쏟은 지 이미 오래지. 그렇건만 운영이 죽기로 거절한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부인의 은혜를 차마 저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야. 주군은 비록 지엄하시나 운영이 몸을 상할까 저어하여 함부로 가까이하지 않으셨어. 이제 이 적막한 곳을 놓아두고 저 번화한 곳으로 가고자 하는데, 왈패 소년들이 저 자색을 본다면 그중에 분명 넋을 잃고 미치광이처럼 될 자가 있을 것이요, 비록 가까이 다가오진 못한다 하더라도 손가락질하며 눈길을 보낼 터이니 이 또한 욕을 당하는 것이야. 일전에 주군이 명령을 내리시기를, '궁녀가 궁궐 문을 나서거나 외간 사람이 이름을 알게 되면 그 죄는 모두 사죄(死罪)에 해당한다'고 하셨지. 나도 이번 ⓓ 나들이에 참여하지 않겠어.

자란은 일이 틀렸음을 알고 풀이 죽어 시무룩한 얼굴로 인사하고 물러가려 했습니다. 그때 비경이 울며 비단 허리띠를 잡고 만류하더니 앵무배에 운유주를 따라 권하기에 모두들 함께 마셨습니다. 이윽고 금련이 말했습니다.

"오늘 밤 만남은 일이 잘되도록 주선해 보려는 것이었는데 비경이 우는 걸 보니 내 마음이 참으로 답답하구나. 비경이 말했습니다.

"내가 처음 남궁에 있던 때에는 운영과 매우 친하게 지내며 생사와 영욕을 함께하자고 약속했었지. 지금 비록 사는 곳이 다르다고 하나 어찌 차마 잊을 수 있겠어? 일전에 주군께 문안드릴 때 대청마루 앞에서 운영을 보니 가느다란 허리가 더욱 야위었고 얼굴은 초췌하며 목소리는 실낱처럼 힘이 없어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듯했어. 일어나 절하다가 힘없이 땅에 엎어지기에 내가 부축해서 일으키고 다정한 말로 위로해 주었더니 이렇게 말하더군.

[A]

'불행히도 병에 걸려 조만간 죽을 것 같아. 내 미천한 목숨이야 끊어진들 아까울 게 없지. 다만 나머지 아홉 사람의 문장과 재주가 날로 발전해 훗날 아름다운 시편들이 온 세상을 흔들 텐데 나는 그 모습을 볼 수 없을 테니, 이 때문에 슬픔을 금하지 못하겠어.

그 말이 너무도 서글프고 절절해서 나는 눈물을 흘렸단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병은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어 시작된 거였어. 아아! 자란은 운영의 벗이라 다 죽어 가는 사람을 태을사로 데려가 천상으로 인도하려 하거늘, 만일 오늘의 계획이 혹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운영은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할 것이요 그 원망은 남궁으로 돌아올 테지? 『서경』에 이르기를 '선을 행하면 백 가지 상서로움을 내려 주고, 악을 행하면 백 가지 재앙을 내려 준다'고 했는데, 지금 우리가 벌인 의논은 선일까, 악일까? 소옥이 이미 찬성했으니 이제 세 사람의 뜻이 찬성으로 모였는데 어찌 중도에서 그만둘 수 있겠어? 설사 일이 탄로 난다 해도 그 죄는 운영 혼자 입을 것이요, 다른 사람들이야 무슨 상관이 있겠어?"

소옥이 말했습니다. "나는 두말하지 않겠어. 마땅히 운영을 위해 죽을 테야. 자란이 말했습니다. "찬성하는 사람이 반, 반대하는 사람이 반이니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거야.

자란이 일어나 가려다가 돌아와 앉더니 다시 각자의 뜻을 탐지해 보았습니다. 개중에는 찬성하고 싶지만 말을 바꾸는 것이 수치스러워 머뭇거리는 사람도 있었지요. 자란이 말했습니다.

"천하의 일에는 정도(正道)가 있고 ⓔ 권도(權道)가 있는데, 권도를 써서 합당함을 얻는 것 또한 정도야. 변통하는 권도 없이 앞서 한 말만 고집스레 지킬 이유가 어딨어?" 그러자 모두들 일제히 찬성하였습니다.

- 작자 미상, 「운영전」

*곽국 부인: 당나라 현종의 비(妃)인 양 귀비의 언니. 미모를 자부하여 화장하지 않은 얼굴로 황제를 대했다고 함. * 권도: 목적 달성을 위하여 그때그때의 형편에 따라 임기응변으로 일을 처리하는 방도,

읽기 전 관점

  • 운영과 김 진사는 편지를 통해 마음을 확인했지만 궁궐의 규율 때문에 만남이 어렵다.
  • 자란은 추석 빨래 자리를 이용해 운영이 김 진사를 만날 계책을 세운다.
  • 남궁과 서궁 궁녀들은 장소를 두고 의견이 갈리며 계획이 지연된다.
  • 비경과 금련의 발화는 운영의 병과 사랑의 고통, 궁녀들의 연대감을 드러낸다.

핵심 흐름

  1. 앞부분 줄거리현재 계획의 배경

    운영과 김 진사의 사랑과 편지

  2. 자란의 계책만남을 위한 사건 추진

    추석 빨래 자리를 소격서동으로 바꾸려 함

  3. 궁녀들의 의견 대립계획의 장애 제시

    탕춘대와 소격서동을 두고 갈등

  4. 금련의 점괘예언과 긴장 조성

    운영이 장부를 만날 것이라는 암시와 위험 경고

  5. 비경의 호소우정과 연대 형상화

    운영의 병과 그리움을 말하며 계획을 도우려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