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수능완성 · 실전1회
창선감의록: 가문 갈등과 고소권 남용
이 대목은 성 부인이 떠난 뒤 심 씨 모자가 화진 부부를 해치려는 음모를 꾸미고, 허위 고소와 옥사 사건으로 갈등이 확대되는 흐름을 보여 준다. 가문 내부의 욕망이 외부 권력과 결합하면서 선악 대립과 권리 남용 문제가 드러난다.
공식 지문 원문
EBS 2027 수능완성 실전1회 p.147[24~27]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성준과 유성양이 행장을 꾸려 임지로 떠나려 할 때 성 부인이 성준에게 말했다.
"춘 모자는 불의한 성품을 가졌으니, 내가 아니면 진아 부부를 보호할 사람이 없구나. 너는 아내만 데리고 가도록 해라. 내가 아들 때문에 죽은 아우의 부탁을 저버릴 수 없다. 성준이 깜짝 놀라 울며 간청했다. "제가 손이 닳고 입이 닳도록 고생하며 학업을 이룬 것은 오직 어머니를 위해서였습니다. 이제 고을 수령의 녹을 얻게 되었는데 어머니를 하루도 봉양할 수 없다면, 제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형옥은 이제 벼슬길에 올랐으니 머지않아 두 제수()와 함께 서울로 갈 터인데, 숙모는 결코 따라가지 않을 겁니다. 서울로 떠나 서로 멀리 떨어지면 해코지하려 한들 방법이 없을 겁니다. 설혹 사소한 어려움이 있다 해도 임수(林嫂)가 어질고 지혜로우니 잘 다스려서 형옥 부부를 보호할 겁니다. 그러니 어머니께서는 너무 염려하지 마시고, 제 작은 정성을 조금이나마 돌아보아 주십시오.
성 부인은 그래도 듣지 않았다. 화진이 암암리에 사정을 알아차리고 성 부인에게 좋은 말로 간절히 권하자 성 부인이 그제야 눈물을 흘리며 허락했다. [A]아아! 효자의 재앙이 이로부터 끝없이 이어지니, 조물주는 또 무슨 마음이란 말인가!
성준과 유성양이 임지로 떠날 때 요 소저와 빙선은 옥화와 채봉의 두 손을 맞잡고 눈물을 흘리며 맑은 음성으로 오열했고, 성 부인은 심 씨 모자에게 진심을 다해 당부하고 거듭 자상하게 타이르니 목석도 움직이고 귀신도 울 것 같았다.
성 부인이 떠난 뒤 심 씨가 후우 한숨을 내쉬는데, 마치 등에 지고 있던 가시를 내려놓은 듯했다. 심 씨는 아들과 모의했다.
"옛날 정 씨가 어질고 아름다워 인심을 얻은 데다 진처럼 기특한 자식까지 낳고 보니 그 권세가 날로 중해졌다. 그래서 상공은 장남을 제치고 차남으로 대를 잇게 하려는 뜻을 가지기에 이르렀고, 일가 사람들은 우리 모자를 아예 없는 사람인 듯이 취급했지. 이제 진의 두 아내는 자색과 덕성이 정 씨보다 뛰어나고, 진 또한 이처럼 귀한 자리에 올랐으니, 친척들이 추앙하고 하인들이 몰려들어 따르는 것이 예전에 비해 갑절은 될 게다. 저들이 만일 서울로 가서 위로는 황제의 총애를 얻고 아래로는 동료들의 위세를 낀다면, 용이 구름에 오르고 호랑이가 바람을 탄 형국이라 제어할 도리가 없어. 그러니 어떻게든 여기 붙잡아 두고 곤욕을 주어 상춘정에서의 원한을 통쾌하게 갚아 주어야겠다. 화춘이 말했다. "어머니 말씀이 옳습니다.
[중략 부분 줄거리] 화진에 대한 심 씨의 박대는 갈수록 심해지고, 화
춘은 요사한 조 씨를 부인으로 맞이한다. 그러나 조 씨는 범한과 내통하며 화씨 집안의 재산을 차지할 계략을 세운다. 범한은 누급을 시켜 화진을 죽이려 하지만 화욱의 귀신이 나타나 실패하고, 심 씨를 죽이려던 칼에는 시비 난향이 목숨을 잃는다. 화진은 이 일로 어머니 심 씨를 살해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게 된다.
"자네 집에는 왜 이리 변고가 많나?" 화춘이 이마를 찌푸리며 말했다. "내 팔자가 너무 사나워서 불행한 아우 하나 때문에 온갖 변괴가 일어나네. 그러고는 고소장을 내보이며 말했다. "자네가 한번 보고 다듬어 주게. 범한이 다 읽고는 냉소하며 말했다. "이처럼 큰 변고에 이렇게 졸렬한 고소장을 썼으니, 되려 자네가 죄를 받겠어. 화춘이 놀라 겁을 집어먹고 말했다.
"그렇다면 자네의 훌륭한 솜씨를 좀 빌리세.
그러자 범한이 붓을 들어 먹물을 적시더니 수천 마디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는데, 말이 너무 지독하고 참혹해서 차마 들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B]아아! 화욱이 누급의 눈앞에는 나타났으나 아들 화춘의 꿈에 나와 감화시키지는 못했고, 조물주가 난향의 혀는 잘랐으나 범한의 손목은 자르지 못했으니, 이 무슨 까닭인가?
범한이 고소장을 제 소매에 넣으며 말했다. "내가 가지 않으면 일이 망하겠어. 그러고는 백금 수백 냥을 들고 관가로 갔다.
소흥 지부(知府) 최형은 일찍이 화부의 잔치에 갔다가 화진을 본 뒤로 늘 화진을 아끼고 흠모하며 그를 위해 일하기를 소원했다. 그러던 차에 고소장을 보고는 책상을 내려치며 비통하게 탄식하며 말했다.
"이는 틀림없이 무고다!"
화진이 아전을 따라 관아에 이르자, 최형이 문목을 꺼내 물었다. 범한은 팔짱을 끼고 중계 아래에 꼿꼿이 서 있었다. 화진은 문목 내용을 다 듣고서야 비로소 자신이 변고에 휘말린 것을 알아차리고 마음속 깊이 말 못 할 고통을 느꼈다.
'운명이다, 운명이야! 내가 거짓으로 자백하지 않으면 장차 어머니와 형이 어찌 되겠나?' 마침내 고개를 들고 대답했다. "진실로 그러한 일이 있습니다. 죄가 이미 다 드러났으니 죽음이 있을 따름입니다. 최형이 안쓰러워 긴 한숨을 쉰 뒤 화진에게 말했다. "죄인의 사정이 참으로 딱하구나! 어미가 고소장을 냈으니, 효자가 어찌 차마 일일이 사실을 해명할 수 있겠는가. 옛날 동해
의 효부가 없는 죄를 자백하자 3년 동안 비가 오지 않았고, 그 고을의 태수는 끝내 어리석다는 이름을 얻었다. 그러니 지금 내가 어찌 무고한 사람에게 억울한 판결을 내릴 수 있겠는가?" 범한이 소리쳤다.
"죄인이 제 죄를 알아 군말 없이 자백했으면 마땅히 처벌하실 일이지, 왜 다른 핑계를 만들어 죄인이 말을 바꾸도록 유도하십니까?"
최형이 매우 노하여 범한을 붙잡아 끌어내리게 한 뒤 엄한 목소리로 꾸짖었다.
"네놈은 성이 범가면서 왜 화씨 가문의 일에 끼어들어 감히 이처럼 요망한 말을 하느냐?"
최형은 범한의 머리채를 잡아 쫓아내게 하고, 화진을 우선 옥에 가두었다. 범한은 보따리에서 돈을 꺼내 옥졸들에게 나눠 주며 화진을 독살할 음모를 꾸몄다.
- 작자 미상, 「창선감의록」
*죽은 아우: 화춘과 화진의 아버지인 화욱을 가리킴. * 형옥: 화진을 가리킴. * 임수: 화춘의 아내인 임 씨를 가리킴. *상춘정: 화춘과 화진이 지은 시를 화욱이 듣고, 집안을 망칠 아이는 춘이고, 일으킬 아이는 진이라고 말했던 장소. *지부: 지역의 일을 맡아보는 벼슬. * 화부: 화씨 집안. *문목: 죄인을 신문(訊問)하기 위하여 죄목을 적어 놓은 문서.
읽기 전 관점
- 성 부인은 화진 부부를 보호하려 하지만 성준의 간청 끝에 임지로 떠난다.
- 심 씨 모자는 성 부인의 부재를 틈타 가권과 부귀를 차지하려는 욕망을 드러낸다.
- 고소장은 외형상 권리 행사처럼 보이지만 허위와 해코지 목적이 결합된다.
- 가문 내부 갈등은 외부 인물과 관청의 개입으로 확대된다.
핵심 흐름
- 이별 장면보호자의 부재가 생기는 계기
성 부인의 염려와 성준의 봉양 의지
- 심 씨의 반응악인의 욕망 노출
성 부인 부재를 해방처럼 느끼며 음모를 시작
- 음모의 확대가문 내부 갈등 심화
가권과 부귀를 차지하려는 욕망이 화진을 향함
- 고소와 옥사외형상 권리와 실제 의도 대비
허위 사실과 해코지 목적이 고소권 남용으로 연결
- 위기 조성선한 인물의 시련 극대화
화진이 옥에 갇히고 독살 음모까지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