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수능완성 · 유형편
분단 극문학의 역사 재현과 개인 윤리
이 자료는 같은 분단 극문학 장면을 언어와 매체 학습 맥락에서도 읽을 수 있도록, 대사와 지시문, 표 형식, 장면 전환의 기능에 초점을 둔다. 핵심은 역사적 사건을 설명하는 무대 장치와, 전쟁 속 개인의 윤리적 선택이 어떻게 함께 의미를 만드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공식 지문 원문
EBS 2027 수능완성 유형편 p.78[01~04]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제1장 다큐멘터리 I. 남북 분단의 기원
차트 3: 1945년, 미국 합동 참모 회의
해설자 3: 미국 육군 참모 총장 마셜 대장이 참모와 함께 한반도 진공에 관한 문제를 상의하고 있었습니다. (퇴장)
마셜(해설자 2): 음,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일본은 곧 항복할 거야. 그러면 소련과는 한반도에서 부
딪치게 될 텐데 적당한 경계선이 필요하게 됐어.
참모(해설자 1): 예, 각하. 그래서 한국 지도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마셜: (지도 위를 성큼성큼 걸어 본다.) 으흠. 몇 발짝 안 되는 나라로구만. 참모: 하지만 앞으로는 태풍의 눈이 될 것입니다. 마셜: (대동강 입구를 밟으면서 자신 있게) 여기가 인천항이지······? 참모: (그대의 무식은 나의 부덕의 소치라는 자책과 함께) 이쪽입니다, 각하. 마셜: 어쨌든 소련에게 일부를 넘겨주더라도 이 인천항과 그리고 여기 부산항은 우리의 영향력
아래 있어야 할 거야.
참모: 그래서 반쯤 가르는 게 어떨까 고려하고 있습니다, 각하. 마셜: 어디 한번 선을 그어 봐. 참모: (들고 있던 몽둥이로 38선을 그은 다음에 몽둥이를 지도 위에 올려놓는다.) 마셜: (몽둥이를 양발 사이에 놓고 남과 북을 비교해 보며) 아무래도 우리가 손해 같은데 ······ 평양은
[A]
어디야?
| 참모: | 이곳입니다. | | --- | --- | | 마셜: | 오, 예, 쑥 올라가는구만. (몽둥이를 평양 쪽으로 굴려 옮긴다.) | | 참모: | (제지하며) 하지만 소련 쪽에선 평양을 달라고 할 겁니다. 더구나 소련은 금방 진주해 들어 |
올 수 있는데, 우린 아무리 가까워도 오키나와에서 출동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우리가 불리합니다, 각하.
마셜: (인상을 쓰며) 자네 말이 맞아. 정말 골치 아픈 코리아······.
(대사가 끝나면 참모가 마셜의 모자를 받아 들고 한쪽으로 퇴장한다. 마셜은 다시 해설자가 되어 차트를 넘긴다.)
차트 4: 1945년 8월 15일
해설자 2: 1945년 8월 14일, 드디어 일제가 패망하자 미국은 마닐라에 주둔하고 있던 태평양 지역 연합군 최고 사령관 맥아더에게 38선 이남을 접수하라는 일반 명령 제1호를 하달했습니다.
(중략)
제3장 수술
간호원: 선생님, 여기 붕대하고 가제. 그리고 옥도정기 한 병을 간신히 구해 왔시오. 한영덕: 지혈 겸자하구 ⓐ 마취제를 구할 수 없을까? 간호원: 마취제 같은 건 벌써 동이 났시오. 살려만 낸다믄 다행이디요. 죽는 것보단 고통이 나을 거야요. 한영덕: 어드렇게 어린것에 맨살을 깰 수 있나. 특병동 응급실에 가서 슬쩍 집어 개지고 나오믄 될 터
인데 ······ (나가려 하자 간호원이 제지하며)
간호원: 이렇게 원장 동무의 지시에 어긋나는 일만 골라서 하다가 들키면······.
한영덕: (할 수 없다는 듯이) 알갔소. 날래 시작합시다. 아이구, 많이두 곪았구만.
(두 사람이 수술에 몰두하고 있는 사이, 원장이 들어온다.)
원장: 한 동무! (수술하던 한영덕과 간호원 흠칫 놀란다.) 특병동에 위급한 환자를 놔두고 여기서 뭐하는 거요? 한영덕: 여기에 더 위급한 환자가 있습네다. 수술 중이라 꼼짝할 수 없습네다. 원장: (화를 억제하며 수술대로 와서 지시봉으로 환자 얼굴을 가린 천을 들춰 보고) 까짓, 애들을 또 낳은 거요. 지금 특병동에는 경무원이 기총 소사로 관통상을 입고 피를 흘리고 있는데 이따위 일에 시간을 낭비하깁니까?
한영덕: 낭비가 아닙네다. 관통상은 압박 붕대 처리만 해 놓으면 몇 시간이라도 견딜 수 있습네다. 원장: 한 동무, 고발하겠소. 한영덕: 어둡습니다. 비켜 주시구레.
(원장, 입을 굳게 다물고 나간다.)
한영덕: (핀셋으로 파편을 집어 들고) 파편을 꺼냈소. 이 ⓑ무쇳조각. 누구래 어디서 만들어 낸 거인지······.
(조명, 어두워진다. 포격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중략 부분 줄거리] 한영덕은 특병동 진료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반역 행위자로 몰려 처형당할 위기에 처하지만, 기 적적으로 살아남아 가족을 북에 두고 홀로 월남한다. 어느 날 아들 소식을 알기 위해 포로수용소 인근을 배회하던 한영덕은 적군의 첩자로 몰려 조사를 받게 된다.
제8장 수사
심문관: 피의자는 이북에서도 의업에 종사했습니까? 한영덕: 예, 처음엔 대학에 있다가 인민 병원에서 반년간 근무했습니다. 심문관: 대학이라면 소위 김일성대학 의학부를 말하는가요? 직책과 전공은? 한영덕: 산부인과학 교수였습니다. 심문관: 인민 병원에서 직책은? 한영덕: 특병동 담당 의사였습니다. 심문관: 특병동이란 무엇을 하는 곳인가요? 한영덕: 군인과 준군인, 당원, 행정 요원과 그들의 가족을 치료하는 병원이었습니다. 심문관: 그렇다면, 그것은 피의자가 공산주의자들로부터 절대적으로 신임을 받았다는 증거 같은데······. 한영덕: 그때의 북한 상황을 모른다면 내 입장을 이해할 수가 없을 겁니다. 오히려 징집된 자들보다
도 더 나쁜 환경 아래서 혹사당했으니까요.
심문관: 믿을 수가 없소. 후방 근무가 전방 근무보다 더 위험하고 곤란하다는 건 이해할 수가 없어요.
그건 바로 적의 정수분자들과 접촉, 교류했다는 말이 아닙니까?
한영덕: (기합으로 기진맥진한 상태로) 몇 번을 얘기해야 합니까? 난 살기 위해 월남했을 뿐이오. 심문관: 그래요? 좋습니다. 지금까지 진술한 내용은 모두 사실이지요? 한영덕: 예.
(배우, 세 명 모두 바닥에 엎드리거나 누워 쓰러져 있다.)
심문관: (카드놀이를 그만두고 일어나 한영덕을 쳐다보며) 지금은 전쟁 중이오. 이번 전쟁은 어느 편이 이길 거라고 생각합니까?
한영덕: ·····
심문관: 전시에는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의술이야말로 커다란 효용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살기 위해서 월남했다면 군의관으로 입대할 생각은 없습니까?
한영덕: 전쟁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신분 보장이나 바라고 싶지는 않습니다.
(잠시, 침묵)
심문관: (미군 장교 앞에 부동자세를 취하며) 이상과 같이 심문했음. 아직은 공작 첩자 여부를 밝힐 수는 없으나 요시찰 인물로 추정되므로 민간 경찰에 이첩함이 가하다고 사료됨. 조사반장, 대우 박, 윤, 구! (거수경례를 한다.)
- 황석영 원작, 김석만 오인두 각색, 「한씨 연대기」
*옥도정기: 소독에 쓰이거나 진통, 소염 따위에 쓰이는 외용약.
읽기 전 관점
- 해설자와 차트는 관객에게 역사적 배경을 빠르게 전달하는 장치이다.
- 마셜과 참모의 대화는 한반도 분할이 외부자의 시선에서 다루어지는 모습을 드러낸다.
- 한영덕의 수술 장면은 체제의 명령보다 생명과 고통에 대한 책임을 앞세운다.
- 심문 장면은 언어적 질문이 개인을 규정하고 의심하는 방식까지 보여 준다.
핵심 흐름
- 해설자무대 정보 전달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고 장면을 이어 줌
- 대사와 풍자비판적 거리 형성
지도와 항구를 둘러싼 대화로 외부 권력의 무지를 드러냄
- 지시문장면 분위기와 사건 진행 안내
퇴장, 표정, 행동, 조명, 포격 소리 제시
- 한영덕개인 윤리의 중심
아이 수술을 포기하지 않는 의사
- 심문 언어분단의 불신 구조 제시
경력과 소속을 추궁하는 질문